분명 깨끗하게 빨았는데 입으려고 꺼낸 옷에서 걸레 빤 냄새가 난 적 있지 않았나요?
섬유유연제를 아무리 많이 넣어도 그때뿐이고 며칠 지나면 또 쉰내가 올라오는 불쾌한 경험 한 번쯤 있었을 텐데요.
세제 문제도, 세탁기가 더러워서도 아닙니다. 범인은 모락셀라균이라는 세균입니다.
장마철 빨래 쉰내의 원인과 해결법을 알려드립니다.
지금 당장 빨래 쉰내 없애는 법
이미 냄새가 밴 옷이 있다면 이렇게 하면 됩니다.
60도 이상 온수로 세탁하세요.
모락셀라균은 열에 약해서 뜨거운 물에서는 쉽게 제거됩니다.
세탁기 설정에서 온수 모드나 삶음 코스를 선택하면 되고, 수건이나 속옷, 손수건처럼 삶아도 되는 소재라면 삶는 세탁 코스를 돌리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헹굼 단계에서 식초나 구연산을 한 큰술 넣으세요. 산성 성분이 살균 효과를 내고 세제 찌꺼기 제거에도 도움이 됩니다.
⚠️ 단, 산소계 표백제와 함께 쓸 때만 넣어야 합니다. 염소계 표백제(락스)와 식초를 같이 쓰면 유해한 가스가 발생할 수 있어서 절대 섞으면 안 됩니다.
섬유유연제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향으로 냄새를 덮으려는 시도는 일시적인 효과만 있고 근본 원인은 그대로 남습니다. 오히려 섬유유연제를 과하게 쓰면 잔여 성분이 세균의 먹이가 돼서 냄새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애초에 냄새 안 나게 하려면
세탁이 끝나면 바로 꺼내서 널어 주요.
탈수가 끝난 빨래는 적당한 온기와 높은 습도를 머금고 있어서 세균이 번식하기 가장 좋은 환경이 됩니다.
1~2시간만 방치해도 세균이 빠르게 늘어나고, 3시간 넘게 두면 다시 세탁해도 냄새가 잘 안 빠집니다.
빨래를 널 때는 옷 사이 간격을 넓게 두고 안감이 밖으로 오도록 뒤집어서 말리세요.
건조 시간이 길어질수록 모락셀라균이 번식할 기회가 늘어납니다. 실내 건조라면 제습기나 선풍기를 같이 틀어서 최대한 빨리 말리는 게 핵심입니다.
고온 건조는 살균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에 건조기가 있다면 적극 활용하세요.
다만 건조기를 돌린 뒤에도 햇볕에 한 번 더 말려주면 더 좋습니다. 얇은 면티는 건조기에 줄어들 수 있으니 소재에 맞는 코스를 선택하세요.
젖은 수건이나 운동복을 빨래 바구니에 바로 던져 넣지 마세요. 세탁 전까지 따로 펼쳐서 말려둔 뒤에 바구니에 넣는 게 냄새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세탁기 자체도 점검하기
세탁기가 빨래 냄새의 원인일 확률은 생각보다 낮습니다. 세탁조는 스테인리스나 플라스틱 소재라 냄새가 잘 배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세탁조 청소는 정기적으로 해두는 게 좋습니다.
베이킹소다 1컵과 식초 2컵을 넣고 10~15분 불린 뒤 표준 세탁 코스로 한 번 돌리면 냄새와 찌꺼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세탁기 문 주변 고무 패킹도 곰팡이가 잘 끼는 부분이니 물과 식초를 1대1로 섞은 용액을 면봉이나 칫솔에 묻혀 닦아주면 도움이 됩니다.
드럼세탁기라면 사용 후 문을 열어 내부를 건조시키는 습관도 중요합니다. 닫아두면 습기가 갇혀서 곰팡이가 생기기 쉽습니다.
모락셀라균이 뭘까?
모락셀라균은 원래 사람 피부에 사는 세균입니다.
피부에 있다 보니 옷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가는데, 그중 모락셀라 오슬로엔시스라는 종류가 빨래 쉰내를 일으킵니다.
이 균 자체가 냄새를 풍기는 게 아니라, 옷에 남은 피지나 단백질 성분을 분해하면서 4-메틸-3-헥센산이라는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이게 바로 그 쉰내의 정체입니다.
문제는 생존력입니다.
건조기에 돌리거나 햇볕에 말려도 균이 완전히 죽지 않고 잠잠해질 뿐이라, 다시 땀이나 비에 젖으면 활동을 재개해서 냄새를 풍깁니다.
일반 세제만으로는 섬유 깊숙이 박힌 균까지 제거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폴리에스터 같은 기능성 원단에서 냄새가 더 심하게 나는 경우가 많은데, 합성섬유가 천연섬유보다 피지와 단백질 성분을 더 잘 흡착하기 때문입니다.
빨래 쉰내는 세탁기나 세제 문제가 아니라 모락셀라균 때문입니다.
60도 이상 온수와 빠른 건조, 이 두 가지만 지켜도 장마철 내내 꿉꿉한 냄새 없이 지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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